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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7-04-21 07:59 작성자김대현 | 화성시본부  댓글 4건 조회 3,845회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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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20여년을 군포시에서 살다가 작년 9월에 이곳 동탄 2신도시에 새롭게 둥지를 튼지도 벌써 7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오랜 세월동안 아이들 속에 묻혀서 살다가 정년퇴임을 한 후 무료하게 지내기보다는 무언가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인터넷에서 우연히 한자속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작년 5월에 한자속독 강사로서의 자격을 부여 받아 아이들과 다시 만나 생활할 수 있게 되어 저에겐 정말 큰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집에서 지근거리인 ㅇ초등학교와 ㅈ초등학교 두 곳에 계약이 되어 금년 3월부터 출강하고 있습니다. 정신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순식간에 3월을 보내고 4월도 벌써 끝자락에 와있군요.

많은 분들이 이곳 홈페이지에 들어와 성공담을 공개하시어 많은 동기부여를 해주시던데 전 실패담을 들려드릴 수밖에 없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실패담도 교육활동 하시는데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용기를 내어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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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초등학교는 방과 후 부서가 아주 많은(32개부서)곳인데 작년 마지막 분기에 수강생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해 폐강되었던 곳이라 그런지 겨우 15명 등록을 받았습니다.

ㅈ초등학교는 학교장의 방침에 따라 방과 후 수강생 모집을 홈페이지에 탑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바람에 1부는 25명 모집에 3명 대기자 까지 생겼고 2부는 19명 등록해서 44명이 등록을 마쳤습니다. 그야말로 나름 대박이었지요. 그런데 그 즐거움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3월 한 달 그리고 4월 초까지 무려 16명이 빠져나갔습니다. 처음 시작하던 날 ‘수강생 인원에 연연하지 말자’라고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다짐을 했건만 막상 하루가 멀다 하고 합바지 방구 새듯이 아이들이 쑥쑥 빠져 나가니까 정말 마음이 편치않았습니다. 무엇보다도 학교에 출근하여 교무실에 출석부를 들고 나올 때  너무너무 뒤통수가 부끄러웠습니다. 처음 학교에 들어서던 날 평상시 학교에 드나들던 때와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르니까 긴장이 되긴 하였습니다만 나름 오랜 교육경험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는 별 문제가 없겠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미 예전부터 예상은 한 바지만 공교육과 사교육의 온도 차이를 심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 나는 을이었구나’라는 엄연한 현실을 확실하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집으로 전화하면 그제서야 결석한 이유를 말하고 사전에 연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금도 미안한 기색을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을 좀 아껴야 돼서 그러니 다음부터 혹시 결석할 일이 있을 때는 미리 연락 좀 달라고 부탁했더니 이튼 날 당장 사정 때문에 수업 받을 수 없노라고 문자가 날라 오더군요. 그리고 학원을 다니면서 우리 부서에 발만 담가 놓고 수업 도중에 학원에 가야 된다면서 당당하게 나가는 아이들이 지금도 몇 명 있습니다.

많은 아이들이 빠져나가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습니다. 저는 두 번째 주부터 주간학습과제를 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독서습관을 들이는 게 좋겠다 싶어서 하루 20분 독서하기와 학교에서 공부한 내용을 주간학습 과제로 내보냈습니다.  4월부터는 독서통장, 효통장, 그리고 주간학습과제 이렇게 한 주도 빠짐없이 꾸준히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학부형들한테서는 사정이 생겨서 빠진다는 문자가 꾸준히 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빠져나간 인원이 자그마치 16명이었습니다. 이젠 거품이 빠질 만큼 빠졌는지 뜸합니다.

 

‘나에게 무슨 문제가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며칠 전에 그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혹시 과제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만 이번에 어머니들과 전화하면서 확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과제를 내어주니까 아이가 힘들어 해서 그만 둔 엄마들이 있다고... ) 난 아이들의 독서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내 돈 투자해 아이들에게 독서 통장을 배부해 주었더니만 이것저것 챙겨야 되니까 그것을 귀찮은 짐으로 생각하는 학부형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독서통장은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니까 방학 때 하기로 미루어 놓고 효통장과 주간학습(하루 10분 분량)만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항상 아이를 열심히 챙겨주던 한 엄마가 이제 숙제가 줄어들어서 좋다고 말합니다.

 

저는 과제 때문에 아이들을 많이 잃었다는 걸 알았지만 아이들이 집에서 복습할 수 있는 주간 학습과제는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반복 학습이 필수인 어려운 한자 그리고 속독 및 두뇌계발을 시키는 이 교육프로그램을 주 1회 수업으로 학습목표를 도달 하기엔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꾸 빠져나갔지만 뚝심으로 그냥 밀고 나갔습니다. 어차피 거품은 걸러내야 되니까...

 

4월 3주째 8급 음과 훈 읽기 50문제(교재 맨 끝 쪽) 시험을 봤습니다. 시험지를 채점해 본 결과는 이렇습니다.

1차 90점 이상 통과한 어린이 :

ㅇ초교:1년 신재민 96점, 4년 최명수 93점, 5년 박시윤 96점, 6년 윤우빈 100점

ㅈ초교 :1년 문태환 98점, 2년 김담인 100점, 2년 박도현 98점, 2년 우이랑 98점

3년 소지민 94점, 3년 이지섬 100점, 3년 주우찬 94점, 4년 장진우 92점

4년 김보민 92점, 4년 김예은 96점

시험결과를 분석해 보니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7급과 6급 어린이는 80점대라서 1차 시험에 통과하지도 못했고, 숙제를 게으름 피우고 잘 해오지 않은 아이들은 50문제 중에서 겨우 10-30문제 풀고 만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또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고득점 어린이가 고학년보다 1,2학년 아이들이 더 많이 나왔다는 사실과 저학년 고득점 아이들의 공통점은 숙제를 꼼꼼하게 잘 해 온 아이들입니다. 매주 내주는 주간학습과제를 매번 회수하여 보관하고 있는데 고득점이 나온 아이들 것은 과제학습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놓은 곳에 밑줄 그어 가며 아이들을 꼼꼼하게 공부시킨 흔적이 확연히 보입니다.

몇몇 어머니들로부터 “아이가 한자 속독을 너무 재미있어 한다”. “아이가 책을 읽는 속도가 예전보다 많이 빨라졌다”. “앞으로 많이 기대가 된다.”이런 전화를 받으니 그동안의 상실감이 조금은 채워지는 것 같아 위안을 삼아봅니다.

이번 시험을 통해서 아이들이 학습과제가 귀찮다고 줄어드는 한이 있어도 주간학습과제는 꼭 제시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습니다.

 

1,2학년은 엄마의 손길이 닿는 만큼 자랍니다. 지금 4월 넷째주로 접어드는데 아이가 숙제를 하도록 단 한 번도 도와주지 않고 줄기차게 아이만 빈손으로 보내는 1,2학년 엄마들이 있습니다. 1학년 어떤 아이 엄마는 두 번이나 책도 챙겨주지 않고 부교재만 달랑 넣어서 그냥 학교에 보내더군요. 책을 챙겨서 보내달라고 전화를 했더니 그 엄마 왈 책이 4권이나 되는데 어떤 책을 보내야 되느냐고 쌩뚱 맞게 묻습니다. 그 전화를 받는 순간 기가 막혀서 뒤로 넘어 질 뻔 했습니다. 전화 한 김에 과제학습을 하는데 10분뿐이 안 걸리니까 숙제 좀 잘 챙겨 달랬더니 그 엄마가 하는 말 아이가 공부해야 될게 너무 많아서 미쳐 챙기지 못했답니다. 매주 가정통신문을 보내는데 그런 엄마들은 아예 학교에서 보낸 통신문 자체를 한 번도 읽어보지 않습니다. 이제 겨우 학교에 들어간 1학년인 내 아이가 학교에서 오늘은 무얼 공부했는지 궁금하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아이 가방을 열어보면 가정통신문이 겹겹이 쌓여있습니다. 아예 학교에 다녀온 아이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라는 극히 평범한 진리를 아직 깨닫지 못한 젊은 학부형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이제사 더욱 실감나게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사교육 몇군데다 그냥 넣어 놓으면 모든 걸 다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1-2학년 젋은 엄마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 말입니다. 이곳에 이사를 오니까 동탄 맘 카페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더군요. 그런데 그 소문은 아이교육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는 의미가 아니었나 봅니다.

 

 학부모님들이 교육에 대한 진정성을 알아 봐 주시고 우리 꿈동이들을 반듯하게 가꾸는 작업에 함께 동참해 주신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빠져 나가 교실이 썰렁하게 빈다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리라 다짐을 해 봅니다.

 

​​  남은 인생 뚜렷한 목적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는 뒷방 늙은이가 될까봐 뭔가 집중할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또 다시 아이들 속에서‘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최정수 교수님께 충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17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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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점남님의 댓글

이점남 | 광주,전남 작성일

김대현선생님 반갑습니다.
반복해서 읽으며 공감 공감했습니다.
이 좋은 교육으로 아이들을 잘 지도하고 싶은데,
현실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 같아요.
김대현 선생님, 한자속독선생님들~ 너무 훌륭하시고 든든합니다.
새로운 출발이 인생에서 가장 멋지고 보람 된 일이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김대현님의 댓글

김대현 | 화성시본부 작성일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선생님께서도 시작하신지가 얼마 되지 않으신 모양인데 이 좋은 교육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을 잘 지도하여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봅시다. 늘 좋은 날 되십시오^.^

김세진님의 댓글

김세진 작성일

김대현 선생님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부산 동아대 64기 수강중인 김세진 입니다.
아직 수강중인 상태이나 여러 선배 선생님들께서 올려주신 귀중한
경험 사례들을 읽어보고 실제 교육현장 에서의 어려운 상황을
간접경험 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을까 해서 열심히 돌아 다니고 있습니다.
좋은 경험 사례를 올려주셔서 너무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교육현장이 크게 번창하시고 영광이 함께하시기를 기원 합니다.
저도 한자속독 전문강사 로서의 자질함양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 습니다.
감사합니다.

박경선님의 댓글

박경선 | 포항,경주교육본부 작성일

김대현선생님,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
공감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선생님의 정성과 열정적인 수업은
머지 않아 부메랑이 되어
성공담의 글을 다시 올리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일취월장 하시리라 믿으며 응원박수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