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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7-21 21:05 작성자강임영 | 대구교육본부 댓글 1건 조회 3,717회나의 또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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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어느듯 원로의 반열에 들어 서 있는 대학 선배의 전시회 초대의 글이 문득 생각난다.
그 초대장에는 "당신의 영혼과 얼굴을 보고 싶으시면 오십시요"라고 독특하게 쓰여져 있었다.
선배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초대장을 들고 찾아 갔던 전시회...
여느 전시회처럼 적당히(?) 붐비는 전시회장의 입구에는
깊은 산속의 용출하는 샘 그림이 걸려 있었고 그림의 제목은 "잃어버린 얼굴"이었다.
전시된 첫 작품과 제목부터 "자아"에 대한 물름표를 던져주고 있었다.
그 다음 전시된 작품은 다양한 표정의 수 없이 많은 가면 그림이 걸려 있었고
그림의 제목은 "주워 놓은 나날들"이었다. 그리고 그 우측에는 마네킹들이 발가 벗겨 버려져 있는
그림이 있었고 그 그림의 제목은 "지금"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선배의 작품 세계를 느끼며 짧지 않은 전시실을 돌아 마지막 모퉁이에 섰을 때
한 인간의 그림자가 인간을 향해 항의하는 대형 그림이 걸려 있었고
그 그림의 제목은 "독재자 육체에서 영혼의 저항"이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역시 선배의 독특하고 범상찮은 작품세계가 엿 보이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며
전시장 출구를 향해 나오는데 출구에는 거울이 하나 걸려 있었고
그 거울 아래에는 "당신을 보고 있는 신의 표정"이라고 쓰여 있었다.
출구에 걸려진 거울과 그 아래의 문구는 자신을 돌이켜 보라는 의미와 함께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던져주는 인상적인 전시회 출구 모습 이었다.
지금도 그윽한 커피 향 너머로 그 전시회 출구에 걸려있던 거울과 그 아래의 문구를 생각하며
거울속의 비친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
댓글목록
이순란님의 댓글
이순란 | 대구교육본부 작성일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게 되네요
더불어 함게 수업하는 학생들이 최정수한자속독을 통해 미래 훌륭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게 되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