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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8-04-28 10:03 작성자강임영 | 대구교육본부 댓글 2건 조회 4,236회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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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대구 월곡초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 강의하고 있는데 오늘은 저의 수강생 중
한 학생과의 안타까운 이별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베트남人 어머니의 손을 잡고 월곡초의 교문을 열며 배움의 길에 처음 들어선
예쁜 꼬마 숙녀님이 방과후 한자교실의 문을 두드린지 2년이 지난 어느 날...
평소 그의 맑고 깨끗하며 차분한 모습에서는 성실함과 총명함이 묻어나고 우수한
학업성적과 함께 방과후 한자공부 또한 뛰어난 암기력으로 타의 모범이 되는 그는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이었으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고 매사에 소극적이며
때로는 우울한 면도 엿보이는 너무나 조용한 성격의 학생이어서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였고 그의 앞날을 위해 사회성과 적극성을 길러주며 원만한 교우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2년을 넘게 같이 공부한 결과 다소 밝은 모습으로 학교생활을
이어가던 어느 날...
그 학생은 저에게로 뛰어와 안기면서 “선생님 저 이제 재밌는 한자공부 못해요“라는
말과 함께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한없이 슬피 우는 그 학생을 달래며
그 이유를 확인했더니 가정불화로 부모님 모두 가출하고 할머니와 함께 시골로 이사를
가야만 한다고 하였습니다.
착하고 성실하며 학업성적도 우수한 학생이 뜻하지 않게 부모님의 사정으로 인해
그동안 정들었던 학교를 떠나야하고 특히 주변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소극적이며
마음이 여린 학생이 새로운 환경에서 또 다시 새롭게 시작해야만 하는 상황이 그의 조그만
가슴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될까를 생각하니까 가슴이 시려와 감내 하기가 어려웠었습니다.
한참동안 부둥켜안고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내 보았지만 제 마음 한구석의 애틋한
마음은 좀처럼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난 얼마 후 울면서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시골에 가서도 한자 공부 열심히 할 거예요”라고 말하며 뒷걸음질하면서 몇 번이고
인사하며 복도에서 멀어져가던 그 학생이 지금도 눈에 아른 거립니다.
그 동안 그 학생에게 내가 소홀한 점은 없었던가?
좀 더 잘 보살펴 주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후회스런 마음을 가다듬고
어디에선가 열심히 공부하며 바르게 성장해 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 학생의 앞날에는 늘 즐거움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빌어 봅니다.
댓글목록
최석님의 댓글
최석 | 부산동남부,양산본부 작성일
선생님 안녕하세요.
다문화가정 학생이었군요. 여러 문화적차이로
소극적 생활을 하였지만 한자속독 만난후로 좋아진 것은
참으로 다행입니다. 이제 시골로 가지만 거기서도 배운대로
웃음, 긍정, 배려로 생활한다면 잘 적응할 것입니다.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잘 전달되었으리라 생각되네요.
감사합니다.
문지윤님의 댓글
문지윤 | 대구교육본부 작성일
선생님의 가슴 따뜻한 마음이 학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것 같습니다.
사연이 너무 안타깝네요.. 그래도 선생님에게 배운 한자속독 수업 만큼은
잊지 못할거에요..지도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