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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09-27 00:39 작성자김경미 | 대구교육본부 댓글 2건 조회 3,037회한자속독부의 민방위대피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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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제는 민방위대피훈련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4층 교실에서 1층 운동장으로 아이들과 이동해야합니다.
아이들과 교실 밖을 나선다는 게 제게 큰 부담인 날이죠^^
질서도 잘 지키는 한자속독부의 멋진 아이들이지만
계단 오르내릴 때 꼭 줄 맞춰 뛰지 말고 천천히라는 당부의 말을 하며
혹시나 하는 맘으로 뒤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아이들과 이동을 합니다.
20여분의 훈련을 운동장 귀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대피훈련 방송에 집중하라는데...
그게 참!
도통 무슨 소린지 알아들을 수 없는 상태의 방송
들리지도 않는 방송에 집중하라는 건 語不成說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이 기회를 듣기 집중력 향상 시간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칩니다.
“한자 속독부!”
“지금부터 방송에 나오는 내용 중 한 문장 듣기를 합니다.”
“한 문장을 들을 사람은 교실에서 선생님이 특별히 큰 칭찬을 하는 걸로.”
큰 칭찬이란 말에 아이들이 술렁술렁 금새 집중 모드로 전환합니다.
“야! 조용히 해. 안 들리잖아.”
“앗싸! 한 문장 들었다.”
“선생님, 세 문장 들어도 되죠?”
나 또한 귀를 쫑긋 세워 방송 내용을 경청해봅니다.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는 소리들의 반복
한 문장도 제대로 들리지가 않더군요.
흑흑..
훈련 후 교실로 복귀하자마자 이구동성으로 미션 확인을 하자고 들썩들썩입니다.
“한 문장 들은 사람 손들어요.”
“저요. 저요.”라고 드는 손이...
어머나! 반 전체네요.
정말 깜짝 놀라서
“너희들 모두 천재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솔직히 선생님은 한 문장도 안 들렸어.”
“호호호”
“우리 다음 훈련 땐 세 문장 듣기 할까?”라고 했더니
모두들 으스대며
“좋아요. 그쯤이야. 당연해내죠.”합니다.
그렇게 하하, 호호 웃으며 기분 좋게 수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집중이란? 그 어느 순간에도 본인의 의지에 의해 가능함을 뵈 주는
나의 아이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아이들의 무한한 능력을 끌어 내는 한자 속독은 정말 위대합니다.
댓글목록
박성은님의 댓글
박성은 | 부산동남부,양산본부 작성일
안녕하세요, 김경미 선생님~
언제 어디서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선생님의 센스가 대단하세요!
번잡한 와중에도 집중을 하려 노력하는 학생들도 너무 대견하고요~!
학생들은 이번 일으로 집중력의 힘을 느끼고
더 즐겁게, 열심히 수업에 참여할 것 같아 기쁘네요ㅎㅎ
김보경님의 댓글
김보경 | 대구교육본부 작성일
역시 김경미 선생님 이십니다. 민방위날 이면 걱정되었는데
집중력을 기르는 시간으로 하셨다니 대단하셔요^^
항상 수업을 실생활에 적용하시는 번뜩이는 아이디어 멋짐~입니다